사랑과 멸종을 바꿔 읽어보십시오
🔖 너의 말이 공기 중에서 부서지고, 얼어붙고, 농담에도 주파수가 있어서, 우리는 실없이 웃으며, 온몸을 흔들며, 산소와 언어를 잃고 지구에서 퇴장한 생물들과 눈을 맞추고 // 뒤뚱거리는 생물이 우리를 본다 / 마주 본다 // 멸종한 생물의 흔적은, 빙하를 깊게 파면 찾을 수 있대, 사라진 동물의 몸짓처럼 수신호로 말을 걸어줘, 우리가 정확한 도피의 공범이 될 수 있도록 // 새끼손가락을 펼친 손이 만난다 / 코끼리 뿔 같은 그림자 // 언어 이전에 손으로 추는 춤이 있었다는 거 / 알고 있지? // 얼음을 핥으면 혀가 달라붙겠지, 말을 잃은 우리가, 어설픈 손짓을 하면, 전혀 모르던 단어가 생길 거야, 글씨가 아닌, 열 손가락으로 만드는 새로운 기호들이 // 약속으로 거듭나고 / 우리가 팔을 휘휘 저어 농담을 시작하면 / 웃고 구르고 서로의 어깨를 치고 손뼉을 맞추면 // 하늘에서는 댄스처럼 보일 거야 // 그리고 무리를 지어 춤을 추는 생물들 / 주머니사자 스테고든 털매머드 털코뿔소 아시아곧은엄니코끼리
🔖 오싹하다, 하이든 씨는 이야기의 끝을 직감한다. / 그는 어쩌면 굴로 태어나 죽음을 피할 수도 있었다. / 존재라는 개념을 이해하지 못하고 영원히 존재할 수도, / 영겁의 시간 동안 위아래가 없는 물속을 부유하며 / 오직 그를 감싼 액체의 온도만을 느낄 수도 있었다. // 어느 것이든 오싹하군, 이내 졸음이 밀려오고 그리하여 하이든 씨는 생각한다. / 인생은 천사에게 강요당한 차악이자 / 고통이 아닌 삶은 원래부터 선택지에 없었다고.